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내 간이 말을 한다면? – 간세포의 일기장

by 영한아빠 2025. 4. 7.

간세포의 일기장

 


 

🧠 서론 

우리는 매일같이 다양한 음식을 먹고, 음료를 마시며 살아간다. 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 끊임없이 묵묵히 일하는 장기가 있다는 사실을 잊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. 바로 **간(Liver)**이다. 간은 소리 없이 일하지만, 그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는 장기다. 만약 간이 말을 할 수 있다면, 우리는 그에게 어떤 말을 들을 수 있을까? 이번 글은 간세포의 시선에서 써 내려간 가상의 일기장 형식으로, 인간의 생활 속 선택이 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흥미롭고도 진지하게 풀어냈다.
지금부터 간세포 B-493의 진심 어린 고백을 통해 간 건강의 소중함을 다시 생각해보자.


📔 간세포 B-493의 일기장


📅 2025년 4월 1일 – 오늘도 무사히 살아남았습니다

아침 7시.
나는 간세포 B-493이다. 오늘도 눈을 떴다. 물론, 인간처럼 눈이 있는 건 아니지만…
내가 깨어나는 시간은 주인이 일어나 커피를 들이켜는 순간이다.

“아, 또 빈속에 아메리카노네…”
이제는 익숙한 일상이지만, 매번 당황스럽다.
커피는 ‘카페인’이라는 자극적인 물질을 포함하고 있고, 이건 반드시 나와 내 동료들이 해독해야 하는 대상이다.

커피 자체가 나쁘진 않지만, 아무것도 먹지 않은 상태에서 들어오는 카페인은 나에겐 조금 부담스럽다.
그렇다고 “그만 좀 마셔요!”라고 소리칠 수도 없다. 나는 침묵의 장기니까.


📅 2025년 4월 3일 – 달달한 사랑, 하지만 나에겐 독

점심엔 바빠 죽는 줄 알았다.
오늘 주인은 초코 케이크 두 조각과 카페라떼를 먹었다.
입에는 달콤한 행복일지 몰라도, 나에겐 단순당 폭탄이었다.

당이 많아지면, 나는 그걸 글리코겐으로 바꾸어 저장한다.
하지만 저장 공간은 무한하지 않다.
넘치는 당은 결국 중성지방으로 바뀌고, 그 지방은 나에게 쌓인다.
그래서 생기는 것이 바로 비알코올성 지방간이다.
그건 말 그대로 ‘조용한 폭탄’이다. 겉으론 멀쩡해 보여도, 안에서는 염증이 시작되니까.

“나는 내 안에 지방을 느낀다.”
이건 농담이 아니라 진담이다.


📅 2025년 4월 5일 – 회식이라는 이름의 참사

오늘은 말 그대로 ‘재난급’이었다.
주인은 회식 자리에서 소주를 3병이나 마셨다.
그 순간 나와 내 동료들은 비상사태를 발령했다.

간세포는 알코올을 아세트알데하이드로 바꾼 뒤, 다시 초산으로 분해해 무해한 형태로 배출시킨다.
문제는 이 아세트알데하이드라는 중간산물이다. 이 녀석이 간세포에 독하다는 거다.
이걸 너무 자주 처리하다 보면, 우리는 스스로를 파괴하게 된다.
한두 번은 괜찮지만, 반복되면 결국 간경변, 간암이라는 종착역에 도달한다.

나는 그 길로 가고 싶지 않다.
그런데 오늘은 주인이 소주에 맥주까지 섞어 마셨다.
그게 나에겐 폭탄주가 아니라 파괴주였다.


📅 2025년 4월 6일 – 해독만 하는 줄 아셨나요?

많은 사람들은 간이 단순히 ‘해독’만 한다고 생각한다.
하지만 나는 대사, 저장, 단백질 합성, 호르몬 조절까지 다양한 일을 하고 있다.
특히 약을 먹었을 때, 그 약물의 성분을 대사시키는 것도 나의 몫이다.

오늘 주인은 진통제와 감기약을 함께 복용했다.
그렇게 하면 약물 간 상호작용이 일어날 수 있는데, 그 조율도 결국 나의 일이 된다.
만약 알맞지 않은 조합이라면, 나는 심각한 손상을 입을 수도 있다.
그래서 나는 종종 이렇게 속삭이고 싶다.

“약을 먹기 전에 약사님이나 의사에게 꼭 물어봐 주세요… 제발요.”


📅 2025년 4월 7일 – 나에게도 꿈이 있습니다

나는 늘 바란다.
하루쯤은 조용한 날이 있었으면 좋겠다.
자극적인 음식도, 술도, 약도 없는 하루.
오로지 정제된 물균형 잡힌 식사, 그리고 가벼운 산책.

사람들은 ‘디톡스 주스’를 마시면서 해독된다고 믿지만, 진짜 해독은 나에게 일을 안 시키는 것이다.
즉, 해독은 덜 자극적인 삶에서 나온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.
나는 인간과 평생을 함께 살아간다.
그가 살아 있는 한, 나도 살아 있다.
하지만 내가 지쳐 쓰러지는 순간, 인간의 삶도 위태로워질 수 있다.

“나는 조용하지만, 그대의 생명을 지키는 가장 큰 방패입니다.”


💡 간세포 B-493의 건강 일기 요약

✅ 해야 할 일 ❌ 피해야 할 일

물 자주 마시기 과도한 음주
채소와 단백질 균형 잡힌 식사 단 음료, 과도한 설탕 섭취
주기적인 건강검진 무분별한 약물 복용
유산소 운동 고지방·고탄수화물 위주의 식단
스트레스 관리 야식, 과식

📌 마무리 – “간세포의 말에 귀 기울여 주세요”

간세포는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인간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일하고 있다.
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존재를 잊고 살아간다.
만약 우리의 간이 말을 한다면, 가장 먼저 **“조금만 배려해 주세요”**라고 하지 않을까?

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간세포 B-493의 일기를 읽으면서 스스로의 생활 습관을 돌아봤을 것이다.
간은 후회할 시간을 주지 않는다.
그러니 지금부터라도 간을 위한 삶을 시작하자.
간세포는 당신의 조용한 영웅이다.